등기부에 없는 함정들 - 중개사가 알려주는 '숨겨진 리스크'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드디어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깨끗합니다. 근저당도 없고 가압류도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보고 계신 그 등기부등본은 부동산의 '전부'가 아닙니다.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는 숨겨진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 나오지 않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 있는 무서운 복병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알아 두어서 사전에 대비해야만 아까운 재산이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1. 등기부등본은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말이 뭔고 하면 등기부등본의 기재사실을 100%다 믿지 말고 틀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각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등기부등본은 '결정적 증거'가 아닌 '기본 서류'일뿐
여러 분은 혹시 우리나라는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이 등기부등본이 부동산의 모든 권리관계를 담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등기는 부동산의 표제부엔 물리적 현황과 갑구의 소유권, 그리고 을구의 저당권, 채무 등을 공시하는 장부일뿐, 그 부동산 속에 가려져 있는 나타나지 않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모든 변수를 담고 있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등기부만 보고 계약했다가 나중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을 만나 보증금을 인수하게 되거나, 생각지도 못한 유치권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등기부는 그저 가장 기초적인 '신분증' 정도의 존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2) 등기부에 없는 세금 체납, 당해세(국세, 지방세)를 주의하라
계약 시 매도인(임대인)에게 국세 및 지방세 납부증명원을 요구하면, 가끔 소유인들은 영문을 모르거나 불쾌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만약 매도인이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면, 국가가 해당 부동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잔금을 치르고 등기 이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에라도 압류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세금체납하게 되면 갑구에 압류등기가 들어옵니다. 그런데 체납 후 바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나고 체납 독촉 후 압류되기 때문에 계약 후 잔금 전까지 언제 압류가 들어 올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잔금 후 소유권을 확보하고도 내 집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 공매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잔금 당일, 반드시 최근 '납세증명서'를 확인하여 체납액이 없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어떠한 채무로 인한 가압류, 근저당 보다도 국세, 지방세 체납액이 우선 배당된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3)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이 불일치 '위반건축물'
등기부등본은 깨끗한데 건축물대장을 떼어보면 빨간색으로 '위반건축물'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란다를 확장했거나, 다가구 주택의 방을 쪼개는 등 불법 증축이 이루어진 경우죠. 등기부에는 이런 물리적 변경 사항이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나중에 관할 구청으로부터 이행강제금 통지서를 받게 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현 소유자의 몫입니다. 위반건축물은 대출 실행이 제한되거나, 추후 매도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등기부등본에 실시간 반영되지 않으니 먼저 건축물대장을 확인해야 합니다.
2. 서류 밖의 숨은 리스크를 찾아내는 실무 팁
1) 등기부엔 나타나지 않는 강한 권리, '대항력 있는 임차인'과 '유치권'
가장 위험한 건 서류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과 '점유'입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등기 순위와 상관없이 우선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등기에 표시되지는 않지만 확정일자를 갖춘 계약서를 임차인이 소유하고 있어서 다른 권리보다 선순위일 수 있습니다. 등기부만 보고 권리 분석을 마쳤다고 안심하는 순간,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을 매수인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며 점유 중이라면, 등기부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어도 법적인 점유권을 주장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흔하지 않지만 경매물건이라면 주의해야 합니다.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거주자를 확인하고, 임대차 현황을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2) 토지대장의 대지지분 확인
우리나라는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각각의 부동산으로 취급합니다. 따라서 단독 주택의 경우, 타인의 대지에 건축하였다면 지상권에 대하여도 체크하여야 하며 아파트도 과거 간혹 대지지분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아파트는 가격이 다른 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합니다만 과거엔 간혹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없습니다. 토지대장을 발급받을 때 대지권 등록부에서 소유인의 대지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3) 실제 밝혀지지 않은 권리
이외에 법정지상권의 존재 여부나 별도등기가 있을 경우도 꼼꼼히 파악하여야 하며 소유주가 채무가 있을 경우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해 잔금 전 가압류가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매수인이나 임차인에게 집주인이 얘기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소유권이전이나 임차기간 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제가 거래하고 있는 아파트 임차인에게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임대인이 현 임차인과 계약 이전에 타인과 채무관계가 있어서 거주 아파트에 가압류가 되었고 채무 부존재에 관한 소송 중에 있습니다. 현 임차인이 이사를 나가야 할 상황인데도 가압류로 인해 후속 임차인을 구할 수 없는 딱한 사정이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
현행 중개법에는 계약 시 중개대상확인 설명서를 작성하게 되어 있고 이는 법정서식입니다. 이 서류 3쪽 첫머리에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사항'란이 있는데 저는 이 항목을 소유주에게 물어봅니다. 물어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 거의 다 없다고 답변합니다. 그래서 없음(구두확인)이라고 실무적으로 기재하지만 나중에 분쟁 시 매수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특약사항'을 한 번 더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매도인은 계약일 현재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 외에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않은 추가적인 채무나 권리 하자(가압류, 유치권 등)가 없음을 고지하며, 위반 시 매도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기로 한다"라고 명시합니다.
3. 리스크 방어를 위한 체크리스트
부동산 거래는 작은 것일지라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단순히 서류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보세요.
- [ ] 잔금 당일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 발급 확인
- [ ] 건축물대장의 건축물현황과 토지대장의 대지권 등록부확인
- [ ] 현장 방문 시 실제 점유자 존재여부와 임대차 조건 확인
- [ ]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서(전입세대확인서, 임대차보증금현황)를 통한 선순위 권리 확인
- [ ] 특약사항에 매도인의 세금 체납 및 권리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 명시
4. 등기부등본이 복잡한 부동산은 피하기
부동산은 평생의 자산이 걸린 문제입니다. 등기부등본은 여러분이 확인해야 할 여러 장치 중 가장 기본적인 하나일 뿐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들 중 체크리스트들을 기억하신다면, 등기부만 믿고 덜컥 계약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공시되지 않은 리스크 100% 확인은 어렵지만,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란에 말소사항이 많고 제한물건이나 소유관계가 복잡하고 변동이 심한 부동산은 어떤 확정 판결 나지 않은 소송이 진행되거나 발생할지 모르므로 이런 부동산은 한번 더 숙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힘은 서류와 서류 외의 현장을 읽는 눈에서 나옵니다. 다음에 더 유익한 부동산 실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